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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범죄심리학

범죄의 심리학적 원인 -지능과 범죄

by 아워제이 2023.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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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는 지능이 낮은 것이 아닌가, 혹은 지능이 낮은 것이 범죄의 원인인 것은 아닌가 하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지능과 범죄와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알아보자.

 

1. 지능지수의 차이와 범죄

  • 지능에 관한 통일된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지각, 기억, 사고, 인식 등이 기능에 의해 새롭게 직면한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위한 능력으로 설명될 수 있다. 지능은 IQ테스트에 의해 얻은 데이터를 기초하여 지능지수(IQ)로 객관적으로 수량화되었다.
  • 지능의 측정을 최초로 시도한 사람은 프랑스의 비네와 시몽이다. 그들은 1904년에 일상적인 과제 중에서 추리력을 필요로 하는 것을 추출해 난이도 순으로 배열하여 과제를 다루는 자의 지능을 측정하는 지능측정방법을 고안했다. 이 측정방법은 1908년에 개정되어 정신연령의 개념으로 도입되었다. 그 후 여러가지 수정과 변경을 거치면서 세계 각국에서 채용되었다.
  • 최근에는 지능지수 대신 지능편차값 개념의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비네-시몽식 지능척도는 성장과 함께 지능의 발달이 계속되는 것을 전제로 측정대상 어린이를 선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활연령 쪽이 지능연령보다 더 크게 된다. 이 때문에 성인의 지능지수를 측정할 때에는 수정이 필요하다. 

2. 초기(20세기 전반)의 실증적 연구

  1. 고다드의 연구: 범죄자는 일반인보다 지능이 낮고 지능이 낮은 것(정신박약)은 범죄의 원인이 된다는 두 가지를 전제로 연구했다. 고다드는 16개소의 교정시설에서 수형자의 지능을 측정한 결과 각 시설 수형자 평균 50%가 정신박약자라고 보고하였다. 이런 조사결과에서 고다드는 "모든 범죄자는 정신박약이고 모든 정신박약자는 잠재적인 범죄자이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2. 제 1차 세계대전 중 미 육군은 정신장애인은 군복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하여 징집 장병에 대해 지능검사를 실시했다. 그런데 검사결과는 예상과 반대로 징집장병의 반수가 정신박약이었다. 이 때문에 육군은 정신박약과 지능수준을 낮추어 정신박약 해당자를 줄여서 채용자를 확보했다. 이를 토대로 지능과 범죄의 관련성은 낮다는 인식이 다시 높아졌다.
  3. 제 2차 세계대전 후에는 지능과 범죄연구의 수도 감소했다. 예전에는 일반적으로 지능수준이 낮은 자는 범죄와 비행을 하기 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1960년부터 1970년에 걸쳐 일본에서 실시된 조사에서 정신박약자와 보통학생의 비행률에 유의한 차이가 밝혀지지 않았다. 오늘날 지능수준과 범죄비행이 직접 관련된다는 견해는 소수에 불과하다.

3. 최근의 연구 -'지능과 범죄'연구의 부활

  1. 허쉬&힌데랑: 그들의 논문을 보면 지능과 범죄에 관한 기존 연구자료를 재검투한 후 범죄나 비행을 예측할 때에는 지능지수나 인종, 사회계층보다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허쉬와 힌데랑은 그때까지의 지능검사가 인종과 계급의 편의가 있다는 의견을 부정하고 같은 인종이나 계급에 속한 범죄자와 비범죄자 간에도 명확한 지능차이가 존재한다고 하였다. 그들은 지능이 낮은 자는 소년기에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해 낙제나 퇴학의 가능성이 높고 학교생활에 대한 부적응과 비행이나 성인 후의 범죄와 높은 관련성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후속된 많은 연구성과에 의해 지지를 얻게 되었다.
  2. 유덜: 1982년 유덜은 비행청소년과 통제집단에 대해 웨슬러 지능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전자는 후자에 비해 평균 20포인트 낮은 것이 밝혀졌다.
  3. 고던: 1986년 인종과 지능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지능 차이가 범죄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준거가 되며, 인종에 의한 범죄율에 차이를 야기하는 근거가 된다고 보고했다.
  4. 테노: 1982년에 테노는 상습적인 폭력 소년 범죄자를 연구해 그들이 초범의 폭력 소년 범죄자에 비해 언어지능검사와 지능검사 양쪽에서 점수가 낮다는 점을 발견했다.
  5. 모핀트, 가브리엘, 메도닉, 슐싱거: 이들은 1989년 덴마크의 비행소년들의 지능을 검사해 지능이 낮은 것과 비행간에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들에 의하면 지능이 낮은 소년은 언어능력도 낮고 그 때문에 학교 생활에 있어 핸디캡을 갖게 되어 비행을 저지르기 쉽다고 생각했다.
  6. 윌슨과 헤른스타인: 이런 일련의 연구 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이 윌슨과 헤른스타인의 <범죄와 인간의 본성>이다. 그들은 이 책에서 지능이 낮은 것과 범죄의 관련성을 지적했다. 단, 그들은 지능이 낮은 것만으로 사람이 반사회적인 행동을 일으키는 원인을 전부 설명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점을 제기했다. 즉, 지능이 낮은 것은 범죄의 간접적인 원인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였고, 오히려 양자를 관련짓는 것은 학교에서의 부적응이라는 다른 요인이 더 설명력이 많다고 하였다.
  7. 케임브리지대학 범죄학연구소: 지능과 범죄의 관련성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범죄학연구소에 의해 실시된 종단적 연구에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종단적 연구란 다수의 피험자를 장기간에 걸쳐 관찰해 비행의 요인을 밝히려 하는 것을 말한다.
  8. 패링턴: 런던 북동지역에 사는 소년들을 대상으로 8세부터 32세까지 관찰을 계속하였다. 장기간에 걸친 연구결과 패링턴 등은 범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양친의 불화, 부적절한 예절, 비행소년과의 교우관계, 양친의 전과, 저소득 등과 지능이 낮은 것을 제시했다. 즉, 지능이 낮은 것과 범죄와의 관련성은 있으나 이것은 유전적 영향보다 가정이 빈곤해 적절한 교육을 받지 못한 환경의 영향이 더 강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 외 연구에서도 지능을 유전적인 연구와 관련짓는 사례는 극히 적다. 이런 점이 지능과 범죄의 초기연구와 최근연구의 중요한 차이이다.

4. 지능과 범죄 연구의 평가

이처럼 지능과 범죄의 관련성은 현재에도 강하게 주장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는 많은 의문점들도 지적되었다.

  • 이제까지의 지능과 범죄 연구에는 조사대상 자체에 편향(bias)이 있는 것은 아닌가?
  • 지능이 낮은 자는 체포되기 쉽기 때문에 범죄자 중에 지능이 낮은 자가 눈에 많이 띄는 것은 아닌가?
  • 지능과 범죄의 관련성을 사회계급이나 인종의 문제를 배제하고 논할 수 없는가? 특히 미국에서 하류 계급에 속한 사람이나 유색인종은 직장이나 학교에서 적응을 하는 것이 곤란하기 때문에 비행이나 범죄로 빠지는 측면은 무시할 수 없지 않은가?
  • 지능검사가 지능을 어떤 기준으로 측정되는지가 불명확한 것이 아닌가?

이전부터 지능검사는 문화적이니 편향이 생기기 쉽다고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지능검사는 피험자의 지능을 측정하는 것만이 아닌 피험자가 처한 환경을 포함해 수량화가 되는 것이라고 보는 쪽이 적절하지 않은가? 지능검사가 많은 이점을 함게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비행청소년이나 범죄자의 치료에 지능검사의 데이터가 이용되고 있다. 또 정신지체아의 조기발견에도 도움이 된다. 단 '지능과 범죄'연구는 오늘날에도 우생학사상이 배후에 깔려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이런 현상황과 범죄와 지능의 관련성을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크게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지능과 범죄에 대한 관련성
지능과 범죄는 과연 연관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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