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과 범죄심리학

범죄의 사회학적 요인 -사회 집단과 범죄

by 아워제이 2023. 8. 27.
반응형

범죄의 생물학적 요인과 심리학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범죄자의 개별적인 특성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 비해 사회학적 요인 연구는 범죄자를 둘러싼 환경 전체에 주목하는 것을 말한다. 크게 사회집단과 사회환경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사회집단과 범죄

1. 가정과 범죄

가정은 인류 최소의 사회집단으로서 본래 범죄를 제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가정은 범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제까지 가정환경의 문제는 특히 소년비행과의 관련이 지적되어 많은 조사연구가 이루어졌다. 가정과 범죄, 비행의 연구는 2기로 나눌 수 있다.

  • 제1기의 연구: 가정의 구조에 초점을 맞춰 범죄, 비행의 원인을 찾았다. 범죄와 비행의 원인이 되는 가정으로는 결손가정(사망, 이혼, 실종 때문에 실부모가 있지 않은 가정), 갈등 가정(심리적인 갈등 때문에 가족 내의 인간관계에 갈등과 불화가 생기는 가정), 범죄 가정(범죄에 대한 생각이나 행동이 긍정적인 가정), 빈곤 가정(경제적 생활 수준이 낮은 가정) 이렇게 네 가지 유형론으로 나뉘게 되고, 범죄요인 탐구의 기본적 전제가 되었다. 하지만 비판점 또한 있다. 범죄자가 일인 가정에 있다고 일가 전체를 범죄 가정이라 부르는 것은 옳지 못한 낙인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또 일가 전체가 범죄를 할 가능성이 많은 집단이라는 발상은 과잉 단순화되어 가계분석의 축적 결과를 통해 부정되었다.
  • 제2기의 연구: 연구의 중점을 '가정구조'에서 '가정의 상호작용'으로 보는 기능적인 연구로 변화되었다. 이 연구가 가장 주시하는 것은 아이를 교육하고 보호하는 가정의 사회화 기능이다. 콘크린, 허쉬, 로샤, 맛코드가 대표적으로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하였다.

2. 학교와 범죄

종래의 범죄, 비행 연구를 보면 학력과 학교생활의 부적응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통설은 오늘날의 교육 실태를 보면 시대착오적인 것도 포함하고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다. 또 학교와 범죄, 비행의 관계를 보는 경우에는 학교가 갖는 어떤 요인이 작용해 '학교 외에서 이루어지는 범죄'의 문제와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범죄'의 양쪽을 다룰 필요가 있다. 이 중 후자에는 학교폭력이 문제가 되었으나 오늘날에는 집단 따돌림의 문제도 주목된다.

우선 학력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범죄자나 비행소년의 학력은 일반인의 학력에 비해 낮다'고 여겨져 왔다. 그리고 그 이유로 학교에서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함으로 인한 사회성, 도덕성의 발달 지체나 낮은 글자 해독 능력으로 인한 도시 생활에 대한 부적응이 지적되었다. 다른 한편, 저학력자의 다수는 빈곤 가정 출신으로 지능이나 성격의 결여가 있는 경우가 많아 이 요인들이 범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해 왔다. 이 견해들은 저학력이 범죄의 원인은 아니고 빈곤이나 성격, 지능의 결여 등 저학력자의 공통되는 다른 요인이 범죄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였다. 대표적으로 밀러와 글룩부부가 이를 주장하고 연구했다.

  • 학교 내 폭력: 학교 내의 학생폭력을 말한다. 사회적으로 시선을 끌게 된 것은 1990년대 후반부터였고 최근까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폭력에 대한 대책으로 학교 방침에서부터 교사의 태도까지 여러 지적이 있었으나 최근에 약간씩 감소하였다. 이런 감소요인으로는 교내 폭력의 원인이 개선되었다기보다 오히려 학교 내의 관리체제의 강화와 경찰의 적극적 개입에 의한 것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간단히 학교 교육 문제로 치부하고 학교에 그 대응을 전면적으로 위임하는 것이 아닌 가정이나 지역 사회를 포함한 포괄적인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사에 대한 폭력은 심각한 교권 침해로 엄격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왕따: 학교와 범죄, 비행과의 관계에서 교내 폭력과 함께 진지한 검토가 필요한 것이 왕따이다. 본래 왕따는 인간관계의 문제로 범죄와는 무관했었다. 하지만 실제 왕따는 형법상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범죄학의 영역에서 왕따가 논의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왕따가 원인이라 생각되는 자살이 몇 차례 방송을 통해 보도되면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 오늘날 한국에서 왕따로 보고되는 건수는 많지 않으나 초등학교 학생부터 대학생, 심지어는 직장인까지 널리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문제가 집요하게 반복되어 피해자가 정신적으로 강한 상처를 받아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빠지는 사례도 많이 발생한다.

3. 직장과 범죄

많은 사람이 생활의 대부분을 직장이란 사회환경에서 보낸다. 이 때문에 사회 환경과 범죄의 관련성을 검토할 때도 직장은 뺄 수 없는 중요한 검토 대상이다. 종래 직장이나 범죄 간에 일정한 연관성이 있다고 하는 주장들이 자주 제기되어 왔다. 직장범죄는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직무중에 저지르는 범죄를 말한다. 직장 범죄의 특징으로는 5가지가 지적된다

  • 한 번에 발생하는 범죄에 의한 피해는 작으나 그것이 반복된다.
  • 통상 직무 중에 이루어지므로 발견하기 어렵다.
  • 통상의 업무중에 실행되고 피해규모도 작아 범죄자의 죄의식이 작다.
  • 직장 범죄 전체 피해는 크다.
  • 경제적인 영향은 매우 크다.

이런 표나지 않은 범죄적 경제활동을 '숨은 경제(hidden economy)'라 부른다. 이제까지 직장 범죄 방지를 위해 기업 내부의 감시활동 강화 등이 지적되었으나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4.인종과 범죄

인종은 종래 범죄 생물학적 요인의 하나로 논의되었다. 예전에는 미국의 흑인범죄율, 유럽의 유대인 범죄율 등이 주로 연구되었다. 그리고 그런 연구 중에는 인종에 의한 범죄율 차이를 지적하는 예도 적지 않았다. 예를 들어 19세기 후반에 실시된 유럽에서의 유대인의 범죄율이 다른 인종에 비해 낮은 것이 지적되었다. 또 1940년대 미국의 흑인범죄율 연구에서 흑인의 범죄율은 백인과 비교하면 약 3배 이상 높았다. 단, 이런 연구에 의해 특정 인종의 범죄율이 높은 것이 밝혀졌다 하더라도 인종 자체가 직접적으로 소질적 요인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오히려 빈곤이나 높은 실업률 등 인종을 둘러싼 사회적 요인이 문제일 수 있다. 또 동일 인종이 집단으로 거주해 하위문화를 형성하는 경우 이런 하위문화의 영향도 고려해야 한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인종과 범죄' 문제도 사회 집단의 문제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확실히 미국의 경우 실질적으로 중대범죄에서 흑인이 체포되는 비율은 백인에 비해 극히 높으나 인종 차별이나 도시 문제가 흑인의 범죄율을 높이는 요인 중의 하나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5. 사회계층과 범죄

사회계층은 생활 수준에 의해 분류된 사회집단으로 상류계층·중류계층·하류계층 이렇게 3가지로 분류된다. 종래 이 사회계층과 범죄의 관련성으로 하류 계층과 범죄의 연관이 지적되었다. 예컨대 한국에서도 과거에는 '수형자의 대부분이 빈곤 계층 출신자이다.'라는 지적이 있었다. 단, 오늘날 범죄가 하류 계층에 속한 자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란 점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연구를 종합해서 재해석하면 하류 계층과 범죄의 관계는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대신에 사회 계층의 범죄에 있어서 질적 차이가 있을 뿐이다.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계층 간에 범죄의 질적 차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6. 연령과 범죄

통상 연령은 개인의 소질적인 요소로 이해된다. 여기에서는 일정 연령을 사회집단으로 파악하고 그 집단의 특징을 검토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연령에 의한 범죄의 변화에 대해 신체적·정신적인 변화와 사회적 관계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된다.

  • 전자에 중점을 둔 견해에서는 범죄 발생률이 청소년기에 높은 요인을 '정신의 미성숙'에 의해 설명하는 한편, 성인기 이후에 범죄율이 저하하는 경향을 보이는 근거를 '신체적·정신적 성숙'에서 찾는다
  • 후자에 중점을 둔 견해에서는 사회와의 상호관계의 차이에 주목해 청소년기와 성인기 이후의 범죄 발생률의 차이를 각각의 시기에 받는 '비공식적 사회통제의 차이'에서 구했다. 즉, 청년기 이후의 범죄 발생률의 저하를 직업이나 가정 등에 의한 구속으로 설명하였다. 또 사회적 관계 변화에 대해서는 소년 비행이 사회의 고학력화, 도시화, 경제성장 등 사회의 구조적 병리에 강한 영향을 받은 결과로 생각한다.

최근에는 고령화사회의 도래에 따라 연령과 범죄 관계에서 '노녀기와 범죄'라는 새로운 측면이 지적되었다. 이런 노령자의 범죄 다수는 절도, 횡령 등 경미한 재산 범죄를 범하게 되는 배경에 경제적 문제가 존재한다. 노년기 범죄는 이제까지 별 주목을 받지 못한 테마였다. 하지만 급속히 노령화 되어 가는 오늘날의 현실에서 이 주제에 대하여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 집단과 범죄와의 관계
사회집단과 범죄와의 관계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