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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범죄심리학

범죄학 탄생 이전의 범죄학

by 아워제이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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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학 탄생 이전의 범죄학
범죄학의 역사

 

1. 범죄학 탄생 이전의 범죄학

인류의 역사에 있어 범죄 없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먼 옛날에도 범죄는 항상 존재했다. 그래서 우리 인류는 항상 "왜 인간은 범죄를 일으키는가?"라는 문제에 직면하여 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가설을 세워 왔다. 범죄를 이론적으로 고찰하고자 하는 노력은 18세기 후반 고전파 범죄학 (classical criminology)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범죄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바라보는 시각을 가진 근대적인 범죄학 접근은 19세기 후반의 실증주의 범죄학(positivist criminology)의 탄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연구가 출현하기 이전에는 범죄, 그중에서도 범죄의 원인에 대해 어떠한 견해가 생겨났을 것인가? 이 점에 대해서는 크게 2가지의 견해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마신론(demonology)이고, 다른 하나는 자연주의적 경험론이다.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지금 현대 과학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이지 못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보여지긴 하지만, 하나의 역사로 인정하고 그 시대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2. 마신론

마신론은 원시 사회에서의 애미니즘에 기원을 둔 것으로, 범죄는 악마의 소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고대에 있어서는 범죄자의 두개골에 구멍을 내어 악마의 혼을 빼내는 천두술(trepging) 등 여러 가지 악마 퇴치의식이 행해졌다. 또 편형을 시작으로 한 신체형도 악마를 쫓는 하나의 수단이었다. 중세기 중엽에서 근대에 걸친 마녀재판은 악마론의 극단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19세기에 들어와서도 영국의 형사재판에서는 범죄행위만이 아닌 악마에 의해 선동되고 유발되어 신의 구원을 저버리는 것도 추궁과 처벌의 대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마신론은 지금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비합리적이고 비과학적이지만, 현실에서는 역사상 지울 수 없이 남아있다. 

 

3. 자연주의적 경험론

자연주의적 경험론은 신비주의나 종교적 드라마를 배제하고 경험으로 관찰된 견해를 기본으로 범죄의 환경적 원인이나 소질을 찾으려는 노력은 기원전 고대의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를 들어, 아리스토텔레스는 관찰하지 않은 이론은 공허하다고 하면서 일탈자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죄의 유전에 주목하여 신체적 특징(두개골이나 인상)과 정신상태와의 상관관계를 주장하는 한편 나쁜 습관이 악성을 조장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런 견해에 대하여 직감적인 견해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는 주장도 있지만 오늘 나라의 과학 수준에서 불충분한 것일 뿐, 당시에는 상당한 수준인 생물학적 깨달음에 기초하고 있다.

 

중세에는 봉건사회의 성립과 함께 교회의 지배와 신권정치의 시대로 들어가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과학적인 자연주의적 견해는 후퇴하고 오히려 마신론을 기본으로 한 주장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하지만 근대에는 다시 근대 과학의 발달에 의해 이른바 17세기의 '과학혁명'의 시대로 들어감에 따라 경험주의적인 견해가 지배적으로 되어 실증주의 범죄학의 탄생으로 이어지게 된다.

 

유럽의 형사재판은 중세에서 근대 초기에 걸쳐 국왕을 정점으로 한 당시 지배 세력(귀족, 승려 등)에 의해 자신들의 이익이나 입장에 맞게 운영되었다. 이런 구제도(앙샹레짐)에 의한 형사 재판이나 형벌 제도의 특색으로는 다음 3가지를 들 수 있다.

  1. 형사재판의 자의적 운용이다. 형사재판에서 범죄나 형벌의 내용이 확실하지 않고 재판권에 지나친 재량권을 주었다.
  2. 형법의 불평등한 적용이다. 형법이 농민, 승려, 시민, 귀족 등의 신분에 따라 불평등하게 적용되었다.
  3. 가혹한 형벌의 부과이다. 당시의 형벌은 사형 또는 신체형이 중심이 되어 일반 사감들에게 본보기를 보이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와 같은 형사 사조를 통렬히 비판하고 개혁의 봉기를 든 이론가가 이다음에 알아보게 될 고전파 범죄학의 베까리아와 벤덤이다. 이 두사람의 주장은 합리주의를 표방하는 계몽사상을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범죄학은 범죄 행위, 형사 사법제도를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는 19세기에 뚜렷한 연구 분야로 등장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회변화, 철학적 탐구, 범죄와 그 원인에 대해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그 이전의 범죄학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역사가 아니다. 비과학적인 마신론부터 자연주의적 경험론까지 이어지면서 근대의 범죄 심리학을 보다 심층적으로 연구하고 알아볼 수 있는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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